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의 손을 잇달아 들어주면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임시보호지위TPS 소지 이민자들이 추방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연방 대법원은 오늘(25일) 아이티와 시리아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보호지위 종료 조치와 관련해 이는 대법원의 심사 대상이 아니며 행정부의 종료 결정에 법원이 관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이 찬성하고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반대하는 6 대 3의 뚜렷한 이념 구도 속에서 내려졌다.

지난 1990년 도입된 임시보호지위는 무력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를 겪는 고국으로 이민자들이 추방되지 않도록 미국 체류와 취업을 허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당장 아이티인 35만 명과 시리아인 6천여 명이 추방 위기에 놓이게 됐으며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당시 임시보호지위 신분이었던 17개국 약 130만 명의 이민자들에게까지 광범위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대법원은 국경 통제와 관련된 또 다른 강경 판결도 함께 내놨다.

박해 위험을 이유로 망명을 신청하려는 이들이 멕시코 국경을 완전히 넘어 미국 땅을 밟기 전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을 국경 지대에서 즉각 되돌려보낼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 역시 6 대 3으로 통과됐으며 대법원 보수파들은 망명 신청 자격을 얻으려면 물리적으로 미국 영토에 발을 디뎌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법정에서 강력한 반대 의견을 직접 낭독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이 같은 반대 낭독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밝히면서 대법관들 사이에 심각한 불화와 소통 부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연쇄 판결로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 드라이브에 확실한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차후 이민 단속의 핵심이 될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등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최종 판단이 아직 남아있어 다음 주 여름 휴회 전까지 대법원의 입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