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LA시 예비선거에서 니티아 라만 4지구 시의원은 스펜서 프랫 후보를 제치고 2위로 11월 결선에 진출해 캐런 배스 현 시장과 맞붙게 됐다.
현재 주류 언론은 캐런 배스 현 시장과 비교하며 니티아 라만 시의원을 띄우려 하는 분위기지만 과연 강성 진보 색깔이 짙고 여론에 따라 행보를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여온 지난 모습에 과연 LA한인사회를 위한 시장이 될 수 있는가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최초 한인 LA 시의원이었던 데이빗 류 전 의원을 재치고 현직에 오른 만큼 일부 한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니티아 라만 LA 4지구 시의원의 행보를 짚어봤다.
주택, 세입자 보호 조례 등 시스템 개선 주도 주장 하지만?
니티아 라만(Nithya Raman)LA 4지구 시의원의 의정 활동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과 정가 내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
도시계획가 출신다운 데이터 기반의 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도 일부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장 눈에 띄는 치안 개선이나 노숙자 증가 문제 대응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0년 당선에 이어 힘겹게 재선에 성공한 니티아 라만 시의원은 하버드대와 MIT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 구조 개혁과 시정부 거버넌스 투명성 확보에 집중해 왔다고 홍보한다.
홍보하는 성과로는 건물주의 무분별한 퇴거 협박을 막는 세입자 괴롭힘 방지 조례 제정, 대중교통 인근 보조주택 건설을 앞당기는 저소득층 전용 주택 인허가 절차 간소화, 정치적 이권에 따른 게리맨더링을 방지하는 독립적 선거구획정위원회 IRC 설립 발의 등이 꼽힌다.
시의회 주택, 노숙자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쉘터 침대 수 확대와 인도주의적 밀착 아웃리치를 통한 영구 주택 매칭을 추진했다.
정말 노숙자 정책 전문가일까?
최근 한 주류 언론은 LA시 전체 노숙자 수가 8%늘었는데 4지구에서는 무려 49%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감소한 노숙자가 몇명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해당 언론은 전담 매니저 배치와 현장 중심 정책 등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고려해야 할 점은 퍼센테이지보다 숫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순 숫자 계산으로 2명 중 1명, 100명 가운데 50명이 줄면 퍼센테이지로 50% 감소다.
LA카운티 노숙자 서비스국 LAHSA와 LA시 컨트롤러의 지구별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LA시 4지구 노숙자 수는 1,300여 명이다.
LA시 전체 노숙자 수가 4만 5천명 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4지구 노숙자 수는 2.9%로 각 지구별 통계중에 가장 적다.
1,300여 명이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LA한인타운을 포함한 10지구는 3천 ~ 3,500명으로 추산된다.
4지구의 2.5배 이상되는 규모다.
분명 노숙자 수가 줄어든것은 4지구에 좋은 소식이지만 LA시 전체를 아우를때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는다.
주민 체감도는 ‘글쎄’
노숙자 정책에 대한 니티아 라만 시의원의 신중한 태도 역시 4지구 내 일부 주민과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 사이에서 실질적으로 바뀐 것이 없다는 냉담한 반응을 낳고 있다.
니티아 라만 시의원은 학교 및 공원 주변 텐트 설치를 금지하는 시 조례 LAMC 41.18의 강제 집행에 지속적으로 반대했다.
이로 인해 헐리웃, 셔먼옥스 등 주요 상권, 거주지 인근의 텐트촌 철거나 동네 정비 속도가 타 지구에 비해 더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장기적 시스템’과 ‘즉각적 행정’의 간극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라만 의원 측은 최근 발표된 LA카운티 노숙자 서비스국 LAHSA 데이터를 인용하며 적극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짚었듯 LA 시 전체의 길거리 노숙자가 늘어난 것과 달리 4지구는 강제 집행 대신 밀착 아웃리치를 펼친 결과 거리 노숙자 수가 전년 대비 49% 감소하는 등 명확한 데이터상의 성과를 냈다는 주장이다.
결국 지역 정가에서는 라만 의원의 성과가 법안 통과나 구조 개혁 등 비가시적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직관적 안전과 통계 사이의 간극이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캐런 배스 LA 시장이 모텔 임대 정책(Inside Safe) 등을 통해 즉각적인 텐트 철거 효과를 노리는 현장 중심 행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찰 조직을 비무장 응급 대응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하지않았나?
니티아 라만 시의원의 의정 활동 가운데 가장 큰 불씨로 남아있는 분야는 단연 치안이다.
지난 2020년 민주사회주의자 DSA 진영의 공식 지지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한 라만 의원은 당초 경찰 예산 감축(Defund the Police)을 공식 표방한 바 있다.
시의회 입성 후에도 LAPD 경관 증원안이나 신규 급여 계약, 경찰 예산 증액안에 반대 표를 던졌다.
대신 사회복지사가 우선 출동하는 비무장 응급 대응팀(CIRCLES) 확대를 치안의 핵심 대안으로 제시해 왔다.
갑자기?
상가 침입과 절도 등 범죄 증가로 불안감을 느끼는 보수, 중도 성향 주민들과 경찰노조 PPL은 공공 안전 확보를 경시하고 경찰력을 약화시켰다며 거세게 비판해 왔다.
비판이 거세지고 행정 환경이 바뀌자 라만 의원은 최근 경찰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론과 표심을 의식한 행보에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말 뒤집기라며 비난을 받았다.
경찰 예산 삭감 타격 잊지말아야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약탈과 폭동을 동반한 시위가 LA를 포함한 전국을 휩쓸었다.
이에 여론을 의식한 LA시의회 결정으로 LAPD 예산이 무려 1억 5천만 달러가 삭감됐다.
이 때문에 230명 이상의 각 경찰서 소속 경찰들의 근무 시간이 단축됐고 노숙자 대응 전담팀 신규 채용도 중단됐다.
만 명이 넘던 경찰 수가 현재 8천 500명 선으로 줄어들었다.
신고 전화를 해도 받지않고 신고를 접수해도 경찰 출동이 크게 늦어지는 현재에 이르렀다.
캐런 배스 현 시장은 출마 당시 각종 비난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를 늘리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고 전임 시장의 예산 관리 소홀로 LA시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에서도 경찰 예산은 보존했다.
그런데 경찰 조직을 비무장 응급 대응팀으로 바꾸겠다던 니티아 라만 시의원은 여론을 의식한 듯 경찰 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이란?
오랜 세월동안 한인사회에게 LA시장이란 당선 된 뒤 모르쇠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한인사회의 위상은 크게 변했다.
선거구 재조정 이후 캐스팅 보트 역할이 확대되다 보니 한인사회를 보는 주류 정계의 눈빛은 달라졌다.
하지만 이 역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시장 선거 캠페인에서 누가 한인사회를 먼저 찾았는지 그리고 함께 걷자고 했는지 보면 한인사회의 중요성을 아는 시장은 누구인지 여실히 드러난다.
표심을 위해서라도 자주 찾는 사람과 때가 됐을때만 찾는 인물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